한강 물길
물길 따라 섬이야기한가람이라는 옛말에서 비롯한 한강은 큰 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1km가 넘는 강폭이 도시 한 가운데를 관통하고 있어 서울은 아름다운 도시 전경을 자랑한다. 한강은 오랜 역사를 가진 섬들이 있는데 예전 한강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섬을 가지고 있었다.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 한강 섬들은 개발 역사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해왔다.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됐던 난지도는 월드컵공원으로, 뽕나무가 많은 섬이었던 잠실 일대는 빌딩숲이 되었다. 반대로 없던 섬이 생기기도 했는데 서래섬은 올림픽대로가 건설될 때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한강의 섬들은 퇴적과 침식에 따라 생겼다가 사라지곤 했는데 현재 남아있는 한강의 섬은 8곳이다. 그중에서 영등포구는 선유도, 밤섬, 여의도를 포함하고 있어 한강 속의 섬을 가장 많이 보유한 자치구다. 각 섬들은 한강공원이나 한강의 다리 위에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서울 시민들의 가까운 휴식처이자 여가 생활의 터가 되어주는 한강 물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자.
한강물길 PDF 코스예약하기생동감과 활력이 살아있는 곳
여의도 한강공원
(밤섬 조망)
여의도는 봄이 되면 벚꽃 나들이의 명소로 많은 시민에게 사랑받지만 이곳에 위치한 밤섬은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밤섬은 과거 주민 수백 명이 배를 만드는 것을 업으로 살았으며 만들던 배의 종류만 해도 열 가지가 넘었다. 이후 한국 전쟁을 겪으며 배 만드는 일이 줄어들었는데 밤섬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한강 개발 때문이다. 서울시는 하구를 넓혀 한강이 잘 흐르도록 하기 위해 밤섬을 폭파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62가구 443명의 거주민은 자신의 터전에서 쫓겨났고 이후 20여 년간 자연 퇴적이 이뤄지다가 지금은 철새 도래지로 거듭났다. 이마저도 서강대교가 세워진 후 철새 서식지가 위협받게 되었지만 초라하게 작아져 버린 밤섬의 모습과는 달리 오늘도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많은 시민의 발길이 이어진다.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하루 종일 한강을 바라보며 피크닉을 즐기는 인파가 늘고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밤섬을 조망할 수 있지만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면 산책하듯 서강대교를 걸어보며, 밤섬을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동로 330
양화 한강공원
양화대교는 합정과 당산을 연결해 주는 다리이자 생태공원인 선유도로 안내하는 역할도 한다. 풍경이 빼어나서 뱃놀이를 했다는 선유봉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현재 선유도의 모습을 갖추었다. 아치형 다리는 밤낮으로 아름답지만 해가 질 무렵 그리고 어둠 속에 조명이 켜져 무지개 다리가 되는 순간 특히 아름답다. 사람들은 무성하게 우거진 물억새길에서 사진을 찍고 5월이 되면 공원은 활짝 핀 장미꽃으로 붉게 물든다.
여의도를 섬으로 만들어 준 물길
샛강 생태공원
(여의도 조망)
샛강생태공원이 위치한 여의도는 과거 배로 건너야 하는 모래섬이었다. 여의도와 영등포 사이를 갈라놓은 작은 샛강 때문에 여의도는 섬이 되었지만 사실상 섬의 정체성을 잃어버렸다. 1970년대 중반 개발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여의도는 정치, 금융, 언론의 중심지가 되었고 이후 방치되어 있던 샛강을 생태공원으로 만들었다. 샛강이 가지고 있던 모습 그대로를 활용하여 생태공원을 조성하려고 노력했고 벤치와 매점 등을 설치하지 않았다. 특히 동식물의 휴식을 위해 가로등 조차 설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서울 최고의 자연 친화형 공원이라고 불릴 만하다. 6km에 이르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생태공원의 우거진 수풀 너머로는 여의도의 고층 빌딩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