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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사례-영등포구청 사회복지과 소속 영등포역 근무자 임재선반장님, 정종구선생님, 최승일 선생님
안녕하세요?
엊그제 토요일, 구미발 밤9시 34분 수원도착 밤12시 06분인 새마을호 기차를 탔던 사람입니다. 하는 일이 화장품 매장에 판매관리 업무로 서서 하는 일 이어서 자주 피곤함을 느끼곤 한답니다. 일 때문에 토요일 밤차로 장거리를 다녀왔는데 너무 피곤해서 졸다가 그만 잠이 들어버렸던지 제가 내려야 할 수원역에 내리지 못하고 안내방송을 듣고서야 영등포역에 내리게 되었답니다.
영등포역에 내리니 밤 12시 30분이 다 되었더군요.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철 타는 방면으로 가니 안내직원이 전철도 기차도 다 끊어졌다고 했습니다. 영등포역 대합실 안에는 여기저기 노숙인들이 자리를 펴고 제 집처럼 술병을 세워놓고 술을 마시고 있는 이도 있었고 간간이 한 두 명이서 저처럼 어디론가 방향을 잡아가려는 듯 느린 걸음으로 걷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수원으로 가는 버스라도 타기 위해 버스타는 방향도 위치도 모른 채 그냥 나가는 곳이라는 어느 한 계단을 찾아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마침 제가 내려가는 계단의 반대방향에서 경찰복같은 은색잠바를 입고 올라오시는 세 분의 경찰을 만났습니다. 저는 다시한 번 그 분들께 기차가 끊어진 게 맞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시며 수원으로 가는 직행버스를 타는 곳이 어디냐고 묻는 제 말에 친절히 안내해 주셨습니다. 제가 내려가고 있던 반대방향 계단으로 내려가서 멀리 보이는 신세계 백화점 앞으로 가라고. 거기까지는 몇 개의 큰 횡단보도가 있었는데 휘황찬란한 불빛에 저는 낯선 도시에서, 버스가
수원까지 바로가는 것은 없고 안양까지 가는 것을 타고 가서 갈아타야 한다는 그분들의 말씀에 발걸음을 주춤거렸습니다. 밤이 무서운 게 아니라 밤에 나다니는 나쁜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봐 무서웠던 것입니다.
친절하신 세 분들은 그러지 말고 그분들의 지구대에 가면 쉴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그 곳에서 쉬다가 새벽 4시가 넘으면 기차가 다니니 그렇게 하는 것이 편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저는 혼자서 한밤이 되니 낯선 거리가 더 낯설게 느껴져서 그 세 분들의 친절한 안내로 영등포역 아래에 있는 그분들의 지구대로 갔습니다.

제게 친절을 베풀었던 세 분은 영등포구청 사회복지과 소속 영등포역에 근무하시는 분들로서 임재선 반장님, 정종구님, 최승일님 이십니다. 순찰중이시던 그 세분들과 만나게 되어 제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그분들의 지구대 방에서 따뜻하게 쉴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경찰인줄 알았던 세 분들은 아마 영등포구청 사회복지과 소속의 사회복지사이신듯 했습니다. 어찌나 친절하시고 정이 많으신지 정종구 선생님은 제가 불편해 할까봐 영등포역에 있는 노숙인들에 대한 얘기도 많이 들려주셨고, 제가 노숙인에 대해 궁금해하는 여러가지 질문에 대답도 친절히 잘 해 주셨습니다. 4년 전에 저도 사회복지사로 장애인 여성복지 분야에서 상담원으로 일 한적이 있었다고 하니 그 지구대에서 상담원으로 일하시는 분이 공교롭게도 제 이름과 똑같은 '정임숙'이라며 저더러 상담원 채용안내에 관한 얘기도 해 주시며 제가 불편해할까봐 편한 대화를 해 주었습니다. 순간 저도 다시 사회복지사로 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작은 물결처럼 일렁였습니다. 항상 어둡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으니까요. 지금은 더페이스샵 화장품 판매직에서 관리자로 일하지만 늘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은 손바닥만큼 이라도 지니며 살아간다고나 할까요.

최승일 선생님은 야식으로 누룽지와 라면을 끓여 같이 나눠 먹게 해 주셨고 춥고 배고픈 이들의 마음을 잘 녹여주는 마음이 무척 따뜻하신 분이었습니다. 최승일 선생님께서 끓여주신 누룽지를 배불리 먹고 잠시 마당에 나와 섰을 때야 저는 그 곳 건물에 "노숙인..상담"이라고 쓰여진 간판을 까만 밤하늘 아래에서 희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최고 고참이신 임재선 반장님은 제가 여자 혼자여서 지구대 방에 있기가 불편할까봐 순찰 후에 집에 계시는 사모님을 지구대로 오시게 해서 제가 불편해하지 않도록 배려해주셨습니다. 훌륭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이 세 분들의 도움으로 제가 안전하고 편하게 지냈던 영등포역 지구대 쉼터에서의 4시간. 이웃, 노숙인들의 모습을 아주 가까이서 보고 듣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정종구선생님, 임재선반장님, 최승일 선생님 이 세 분이 영등포역에서 일 하시니 영등포역을 지나는 행인들의 발걸음은 가볍고 영등포역은 빛날거라 생각합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사랑을 실천하시고 있는 이 세 분의 미담을 구청장님께 알려서 이 세 분들께 좋은상이라도 드리면 어떨까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서울 갈 기회있으면 다시 그 분들을 만나서 인사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그 때는 그분들과 영등포역에 있는 쓸쓸한 노숙인들에게 소박한 먹거리 하나 준배해서 가 보려 합니다. 영등포, 아니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감히 기대해 봅니다.

안녕히 계세요.


2014. 02.25. 화
수원 영통구에서 정임숙 배상
작성자 정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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